강아지 자궁축농증 증상 및 수술비용 총정리 +회복기
2018년 여름,
우리 이루에게 갑작스러운 질병이 찾아왔다.
미련하고 무지한 집사를 둬서
그저 중성화 수술은 수컷만 하는 줄로만
알고 있었던 멍청한 집사때문에
이루는 '자궁 축농증'이라는 무서운 병이 생기고 말았다.
*자궁 축농증이란, 강아지 자궁 안에 염증과 같은
농이 차는 것을 말하는데 만약 이를 방치하게 되면
강아지가 생식기를 통해 흘러나오는
농을 핥아서 복막염이 생길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죽을 수도 있다.
자궁 축농증 증상
우리 이루가 겪었던 주요 증상은
① 생식기 부어오름
② 생식기에서 피고름(농)이 나옴
(생리혈과는 다른 색깔)
③ 축 쳐져있음
④ 걸을 때 비틀거림
⑤ 사료를 먹으면 구토
⑥ 설사
처음부터 농이 나오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알 수가 없었다.
처음 이상하다고 느낀 것은 이루가 사료를 먹으면
자꾸 토를 했다. 거기에다 설사도 했다.
그래서 1차로 집 앞 동물병원에 데려가서
장염 처방을 받았고 약을 일주일 정도 먹였다.
하지만 이루의 구토와 설사는 계속됐고
심지어 그 좋아하는 산책을 데려가도
힘 없이 걷기만 했다. 걷는 게 힘겨워 보였다.
내가 부르면 힘없이 꼬리를 흔들며 비틀거렸다.
다시 한번 그 동물병원에 이루를 데려갔다.
하지만
그 동네 의사 왈,
"털의 윤기도 살아있고 제가 봤을 때는
비틀거리지도 않네요.
다른 추가적인 검사 하면 돈만 아까울 거예요."
(진짜 이렇게 말했다)
그래도 의사가 그렇게 말을 하니
안심하고 약을 처방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다음 날 아침,
이루의 생식기에서 약간 갈색의 농이 나왔다.
생리혈과는 아예 다른 색깔이었고
냄새도 이상했다.

그 날은 일요일이었다.
인터넷을 뒤져서 근처 응급수술이 가능한
동물병원을 알아보았다.
처음에 24시 공감 동물병원에 전화했지만
오늘은 대형견 담당 선생님이 계시지 않는다고
광주동물메디컬센터를 추천해주셨다.
그때 그 전화받으신 분이 이곳을 추천해주지 않았다면
이루는 어떻게 되었을까.
바로 이루를 데려가서
접수하고 기다렸다.
일요일에 여는 병원이 얼마 없어서 그런지
아픈 강아지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도 이루는 의젓하게 잘 기다려줬다.

30분 정도 기다렸더니 이루 차례가 되었다.
의사 선생님께 증상 말씀드리고 이루는 바로
피검사, 초음파, 엑스레이 등
검사 진행하러 들어갔다.
(이루가 사회성이 없어서 혹시 몰라 입마개 씌웠는데
씌우느라 애먹었다.)
안에서 이루가 싫다고 멍멍 짖다가
이내 낑낑거리더니 조용해지는 소리가 들렸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검사 결과는 1시간 정도 걸렸다.
의사 선생님이 이루 상태가 너무 안 좋다고
바로 응급수술 들어가야 된다고 말했다.
원래 오전에 수술하려 했으나,
피검사 결과 간수치, 콩팥 수치, 혈소판 수치가
안 좋아서 오후 3시에 수술 일정이 잡혔다.
그때 원장 선생님이 이루 응급수술을 위해
다급하게 달려들어오시는 모습에 정말 감동받았다.
진짜 멋있다고 생각했다.
수술은 3시간 정도 걸렸다.
원래 2시간 정도 걸린다고 이야기를 들었지만
늦어져서 슬슬 불안해지던 찰나에
이루 담당 선생님께서 나오셨다.
" 이루 수술 끝무렵 봉합 중에 심정지가 왔어요"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그 말을 듣자마자 온 가족이 눈물을 쏟아냈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이 이어서 말을 했다.
"심정지가 왔지만 다행히 기적적으로 바이탈 돌아왔고,
수술 잘 마무리됐는데 이루가 아직 의식이 돌아오질 않네요
가족분들께서 한번 깨워보시겠어요?"
왜 중요한 말을 뒤에 해주신 건지..
수술이 잘못돼서 죽은 줄 알고 얼마나 놀랬었는지
지금도 심장이 쿵쾅거릴 정도다.
회복실로 올라가 보니 이루가 눈을 뜬 채로 누워있었다.
하지만 초점이 없었다.
엄마랑 내가 이루야-라고 부르자
이루가 우리 쪽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 얼마나 울었던지.
이루 이름을 많이 불러주고
많이 쓰다듬고 다시 대기실로 내려왔다.
그리고 대략 1시간쯤 기다리니
이루 입원실?로 옮겼다고
이루 얼굴 한번 보고 내일 다시 오라고 안내를 받았다.


이루는 하루만 입원하고 퇴원했다.
이루가 아무것도 먹질 않아서
의사 선생님이 집에 가면 먹을 수도 있다고
퇴원하는 게 좋겠다고 이야기하셨다.
수술 당일 40만 원을 결제했고
그다음 날 퇴원할 때 150만 원을 결제했다.
응급수술에 대형견이라서 총 190만 원 정도 들었다.
(수술비+검사비+입원비 총비용)

수술 후 회복기

퇴원 당일에는 하루 종일 누워있었다.
건강했을 때는 항상 우리 옆에 앉아있었는데
더 일찍 알아차리지 못해서 너무 미안했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로얄캐닌 습식사료!
수술 후 약해진 위장에 부담이 없는 사료라고 했다.
이루는 다행히도 집에 오니까 사료를 먹었다.

약도 간식에 잘 숨겨서 주니까
아주 잘 먹었다 ㅋㅋㅋ
※아래에 수술부위를 첨부했으니
징그러운 것을 잘 못보시는 분께서는
빠르게 넘겨주세요※
이루 수술부위

다시 봐도 눈물난다.
이 아픈 수술을 이루가 잘 견뎌주어
너무 대견스럽고 고맙다.
참고로 이 사진은 실밥풀기 하루 전에 찍은 사진이다.

원래 진돗개는 털을 밀면 안되지만
여름이라서 너무 더워보인다며
아부지께서 나 몰래 셀프미용을 해놓으셨다..
넥카라 답답했을텐데 얌전히 잘 있는 이루.
지금 생각해보면 왜 패브릭 넥카라를 안샀는지 모르겠다.
과거의 나는 생각이 없었다.

실밥 풀던 날!
밝아보이는 이루의 표정이다.
그 후로 이루는 하루가 다르게 건강해져갔다.
예전보다 밥도 더 잘 먹고,
성격도 더욱 활발해졌다.


수술 2달 후
산책도 힘차게 다니고
놀이터에 가면 신나서 빙구웃음 짓는 이루다.

수술 4달 후
털이 많이 쪘다.

토익공부 방해하는 이루이다.
너무 귀여워서 심장 아프다.
내가 만약 일찍 중성화 수술만 해줬더라면
이루가 이렇게 아프고 고생할 일도 없었을텐데
매일 후회했다.
지금은 수술을 하고 1년 반이 지났다.
앞으로도 이루가 아프지 않게 늘 체크하고
케어해주는 슬기로운 주인이 되어야겠다.
앞으로도 반려견을 키울때
도움이 될 만한 사항을
꾸준히 올리겠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포스팅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