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아파트에서 대형견 키우기 :: 진돗개와 함께 산다는 것에 관하여

illiot1 2020. 3. 16. 15:45

1. 8년 전 이루를 데려오면서

 

반려견을 데려오기 전, 꼭 생각하고 준비해야 할 사항들이 참 많다.

 

키우려는 종의 성격은 어떠한지? 모견과 부견의 성격은 어땠는지,

(갓형욱 훈련사님의 youtube "내가 만약 진돗개를 키운다면"에서)

 

그 반려견의 성격이나 특성이 나의 성격과 생활패턴과 맞는지, 나의 경제적 여유, 키울 수 있는 여건과 환경 등

정말 당연한 것들이지만 그 당시 무지했던 나는 강아지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이루를 데려왔다.

 

중학교 1학년이었던 나는,

그저 너무 예쁜 아기 강아지를 보듬은 채로 아빠와 함께 콧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왔던 기억이 난다.

 

 

이루를 처음 데려왔던 날 (2012.09)

 

그때는 주택에서 살았기 때문에 이루가 실내 배변을 하든 실외 배변을 하든 그다지 상관이 없었다.

이루는 커가면서 절대로 실내에서 배변활동을 일절 하지 않았고,

1살이 넘어가면서 가족외에 다른 사람들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2살이 넘어가면서부터는 다른 강아지들까지 경계했다.

내가 진돗개의 특성을 잘 알고 꾸준히 사회화 훈련을 시켰었더라면

이루는 모두에게 사랑받고 사랑할 줄 아는 개가 되었을 텐데.

물론 우리 집 가족들에게는 아주 순하고 애교덩어리 귀여운 막내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덩치 크고 경계심 많은 개로 보이겠지.

그런 의미에서 진돗개를 입양하기 전에 반드시 아래 두 가지는 꼭 명심했으면 좋겠다.

① 실외 배변 (=하루 2-3회 산책 필수)

② 사회화 훈련 (꾸준하게)

 

 

 

사회화 훈련은 다른 강아지들도 꼭 해야 하는 것이므로 진돗개에만 한정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실외 배변은 정말.... 특히 직장 다니는 1인 가구라면 절대 절대 불가능이라고 말하고 싶다.

(정말 개인적인 생각으로 1인 직장인 가구는 진돗개뿐만 아니라 다른 종의 반려견도 안 키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루를 입양하고 사정상 1년 만에 아파트로 이사 오게 되었는데

그나마 우리 가족은 나를 포함해 4명이고, 돌아가면서 산책을 하면 돼서 훨씬 수월하다.

항상 집에 1명 이상은 무조건 있고, 이루를 케어하기에는 충분한 환경이다.

실외 배변은... 내가 아무리 피곤하거나 몸이 아프더라도, 밖에 날씨가 어떻든 간에

반드시 개를 데리고 하루 최소 2번은 나가야 한다.

내가 언급한 부분은 진돗개의 지극히 일부의 특성이고, 더 많은 정보는 강형욱 훈련사님의 보듬tv를 참고하길 바란다.

링크는 아래에 걸어놓겠다.

 

 

2. 아파트에서 이루와 사는 것

다행히 이루는 헛짖음이 없다.

다른 사람이 와도 괜찮다는 훈련을 반복적으로 한 덕분인지

복도에 인기척이 느껴져도 경계만 할 뿐 시끄럽게 짖지는 않는다.

엘리베이터도 무난하게 잘 타는 편이다.

어떤 개들은 하도 경계가 심해서 엘레베이터도 잘 안 타려고 한다는 사례를 본 적이 있다.

특히 아파트에서 키울 때 가장 예민한 부분이 반려견의 "짖는 소음"이라고 생각하는데,

정말 다행히도 이루는 짖음이 심하지 않다.

진돗개 뿐만 아니라 아파트에서 키우는 모든 견들은 초인종 훈련을 시키는 것을 추천한다.

초인종이 울리면 괜찮다고 말하고 짖지 않으면 간식,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반려견이 짖었을때

호통치지 않는 것. 주인이 긴장하고 당황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꼭 마음에 여유를 갖고 훈련해보길 바란다.

 

 

최근 이루 모습 :-)

3. 자궁축농증, 중성화 수술

내가 살면서 제일 후회됐던 것이 하나 있다면 이루 중성화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던 점이다.

중성화는 수컷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도대체 왜 알아보지 않고 중성화를 시키지 않았는지

정말 후회했다. 이루가 6살이 되던 여름, 이루는 갑자기 밥도 먹지 않고 그 좋아하는 산책을 가도 힘차게

뛰지도 못하고 겨우겨우 발걸음을 뗐다. 너무 놀래서 집 앞 동물병원에 데려갔는데

이루 겉모습만 보고 아무 문제 없다며 각종 검사를 하면 돈만 아까울거라면서 우릴 되돌려 보냈다.

아직도 그 일을 생각하면 화가 치민다. 그래도 별 문제 없다고 하니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왔었는데

그 다음날 이루 생식기쪽에서 검붉은색 농이 뚝뚝 떨어졌다. 생리혈과는 확실히 다른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바로 큰 동물병원에 데려가서 검사해보니 자궁축농증이었고, 응급수술을 받았다.

 

이 부분에 대한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서 더 자세히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https://illiot.tistory.com/8

 

강아지 자궁축농증 증상 및 수술비용 총정리

2018년 여름, 우리 이루에게 갑작스러운 질병이 찾아왔다. 미련하고 무지한 집사를 둬서 그저 중성화 수술은 수컷만 하는 줄로만 알고 있었던 멍청한 집사때문에 이루는 '자궁 축농증'이라는 무서운 병이 생기고..

illiot.tistory.com

 

다행히 이루는 수술도 잘 받고 약도 잘 먹어서 깨끗하게 완치가 되었다.

중성화 수술 이후 밥도 전보다 더 잘 먹고 성격도 훨씬 밝아졌다.

이것을 보고 있는 암컷 반려견 보호자가 있다면 꼭 중성화를 하길 바란다.

아픈 강아지를 지켜보는 심정이란... 그동안 말도 못하고 아팠을 걸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살과 털이 많이 찐 이루

 

최근에도 건강검진차 병원에 데려갔었는데 의사선생님이 이루 더 이상은 살찌면 안된다고 하셨다...ㅋㅋ

그래서 식단도 더 신경써주고 운동도 더 많이 시키고 있는 중이다.

내가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모두 쓰진 못했지만 그저 진돗개 이루를 키우며

느낀 점을 소소하게 적어보았다.

별 도움이 되진 않겠지만 그래도 읽어줘서 너무 고맙다.

 

 

 

 

아래 링크는 위에서 언급한 보듬tv 내가 만약 진돗개를 키운다면 영상!

 

https://youtu.be/vlO1FNnF6_A

 

포스팅 끝.